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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전교과 절대평가? 교육계 “시기상조" 트위터 페이스북

작성일 : 2017.12.07 분류 :  조회 : 91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이 ‘2022 수능 전 교과 절대평가’ 도입을 주장했지만 교사를 비롯한 교육계 전문가들이 이를 정면 반박했다. 사걱세와 노웅래 의원(더민주)이 5일 개최한 ‘2022학년 수능 개편안 및 대입제도 종합안을 제시한다’ 토론회에서다. 한 토론자는 “사걱세의 입시제도 방안은 당위에 대한 열망이 현실에 대한 고민을 압도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안상진 사걱세 정책대안연구소장은 “현재의 상대평가 수능은 수험생을 줄 세우는 데 역할을 하고 있으나, 대학 교육에 적합한 학생을 판단하는 데는 한계를 보인다”며 수능 전 과목에 절대평가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대학들이 변별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동점자 처리에 서열화된 점수를 활용하면 된다고 봤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기정 미양고 교사는 입시만 복잡하게 만들 뿐 입시 공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반박했다. 1단계 절대평가에서 탈락한 수험생보다, 2단계 동점자 상대평가로 합격한 학생의 원점수가 오히려 더 낮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사걱세는 수능과 더불어 고교 내신 역시 절대평가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둘 중 하나만 절대평가가 도입되면 다른 하나는 변별 역할이 과도하게 커져 왜곡 현상이 심화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범 교육평론가는 현재 특목고/자사고 재지정 평가 시기가 2020년까지 남아있어 사걱세의 정책 도입 시기가 이르다고 지적했다. 내신 절대평가로 내신 부담이 사라질 경우 특목/자사고에 쏠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5일 열린 토론회에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수능 전면 절대평가 도입을 주장했다. 하지만 절대평가 도입이 수업에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한다는 반박도 만만치 않다. 사걱세가 주장한대로 동점자에 한해 상대평가를 실시할 경우 오히려 혼란만 초래할 뿐 입시 공정성을 훼손할 우려도 있다고 봤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수능 상대평가 과도한 경쟁 조장”vs"절대평가, 고교수업 정상화 기여 못해“>
안상진 소장은 수능 상대평가의 문제점으로 과도한 경쟁을 조장한다는 점을 들었다. 안 소장은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문제가 어려우면 더 맞히기 위한 경쟁을, 문제가 쉬우면 틀리지 않기 위한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며 “내가 잘하는 것이 중요한 시험이 아니라, 다른 친구보다 잘해야 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끝까지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상대평가를 위해 교육과정 성취수준을 넘는 어려운 문제를 낼 수밖에 없다고 봤다. “수학의 경우 변별력을 주기 위해 3~4문제는 도저히 학교 교육으로는 풀 수 없는 극상 난도의 문제를 낸다”며 “성취기준을 수십 개 섞어서 만드는 이런 난이도의 문제는 공교육에서 해결할 수 없으므로 사교육을 의존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객관식 평가를 벗어나기 힘들다는 점도 들었다. 오지선다형 객관식 문제는 깊이 있는 사고보다 정답 찾기 기술을 늘리는 데 교육 목표를 두게 한다는 지적이다. 안 소장은 “깊은 사고력, 문제해결력, 창의성이 필요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전혀 맞지 않는 오직 변별을 위한 시험”이라며 “아비투어나 바칼로레아와 같은 사고력 측정 시험 형태로 전환하기 위해서라도 수능 절대평가로의 전환은 거쳐 가야 할 필수 불가결한 조건”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한다고 해서 경쟁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반박도 존재했다. 이기정 미양고 교사는 9등급 절대평가제로 인해 수능 학습 부담이 줄어드는 학생은 1등급 중에서도 상위권 학생이 불과할 것이라고 봤다. 1등급이 안정적으로 나오는 최상위권 학생들의 부담만 줄여줄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 교사는 “점수만 올려서는 이익이 안 되고, 등급을 올려야 이익인 것으로 바뀔 뿐”이라며 “부담의 총량은 거의 그대로”라고 지적했다. 동점자들끼리 서열회된 점수를 활용한다면 1등급 상위권 학생들의 학습부담도 덜어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절대평가가 고교 수업 정상화에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한다고도 말했다. 2018수능부터 영어 절대평가가 시행됐지만 영어 수업에서 달라진 점은 없었다는 것이다. 3년 전 미리 예고됨에 따라 현 고3 수험생들이 고1부터 절대평가제 영향 하에서 학습했지만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만나는 교사들마다 물어보았지만 이구동성으로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며 “교사에게 더 큰 제약은 수능이 아니라 학교시험(내신제도)”이라고 지적했다. 

<동점자 상대평가 “입시만 복잡하게 할 뿐”> 
안 소장은 절대평가 도입으로 인해 발생하는 동점자에 대해서는 원점수 백분위 표준점수 등 서열화된 점수를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동점자 변별 요소로 학생부 교과 성적을 반영할 경우 수능이 최저학력기준의 역할만 하고 실제로는 학생부 전형과 다름없다는 점, 면접/논술 등을 도입하기에도 부작용을 가지고 있다는 지적 등을 의식한 대안이다.  

하지만 이같은 대안은 오히려 입시만 복잡하게 하고 입시 공정성이 훼손된다는 반박도 있었다. 이 교사는 “결국 1단계는 절대평가로 경쟁하고 2단계는 상대평가로 경쟁하자는 것”이라며 “학생들은 어차피 1, 2단계 경쟁을 전부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 상대평가제 하에서의 경쟁과 비교해 더 나을 것이 없다는 것이다. 학생의 심리적 부담은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고 봤다. 

공정성 훼손의 예시도 제시했다. 1단계 경쟁에서는 100-100-89점(1등급-1등급-2등급)은 탈락하고 90-90-90점(1등급-1등급-1등급)은 합격할 수 있지만 2단계 경쟁에서는 90-90-90점(1등급-1등급-1등급)은 탈락하고 90-90-91점(1등급-1등급-1등급)은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2단계 경쟁에서는 등급이 아닌 점수로 경쟁하기 때문이다. 총점이 271점인 2단계 합격자보다 18점 높은 289점 학생이 1단계에서 탈락한 경우가 발생한 것이다. 이 교사는 “합격/불합격 여부가 운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능 절대평가..변별력 약화 피하기 어려워>
안 소장은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선택과목 왜곡 현상이 일어난다는 점을 강조했다. 선택과목인 사탐/과탐과 제2외국어에서 왜곡 현상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상대평가에서 ‘점수 따기 좋은’ 과목으로 몰리면서 진로와 적성에 따른 선택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안 소장은 “2017수능에서 사탐을 응시한 학생은 29만120명이었고 그 중 인문계 학생이 진학을 선호하는 상경계열과 관련된 사탐 영역의 ‘경제’를 선택한 학생은 고작 6731명으로 응시자의 2.3%에 불과했다”며 “반면 ‘생활과윤리’를 선택한 학생은 16만8253명으로 응시자의 58%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과탐 역시 마찬가지였다. “2017수능에서 과탐을 응시한 학생은 24만3857명이었고 이 중 물리Ⅱ 응시자는 2902명으로 전체 1.2%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지구과학Ⅰ 응시자는 13만3292명으로 전체 54.7%에 달했다.  

일부 과목만을 절대평가로 실시한 데 따른 문제도 있다고 봤다. 현재 국어 수학 영어 탐구 한국사의 다섯 영역 중 영어와 한국사만 절대평가를 도입하고 나머지 세 영역은 상대평가로 실시하고 있다. 안 소장은 “평가 형태가 섞이면서 생긴 과목 간 불균형 현상과 몇몇 대학의 영어 영역 반영 무력화, 수학의 부담감 과중이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학을 중심으로 한 교육계에서는 절대평가 전환을 통해 얻는 실익보다 변별력 저하 우려가 더 크다고 보는 상황이다. 수능의 대입선발 기능이 약화된다는 것이다. 4월 열린 ‘2021학년도 수능 개편과 대입 전형의 방향’ 포럼에서 이규민 연세대 교수는 “2008년 수능에서 등급제를 도입했다가 다음해인 2009년에 폐지한 바 있다”고 부연했다. 절대평가 도입이 이뤄지면 1등급 비율은 현재 수능보다 커질 것으로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지난달 23일 수능에서 절대평가로 실시한 영어의 경우 가채점 단계인 현재 8% 수준으로 1등급 범위가 예측되는 상황이다. 이 교수는 “등급제를 절대평가하자는 입장에서는 ‘상대평가로 인해 수능이 과도하게 어렵다’는 점, ‘어려운 무제를 풀기 위해 과도한 교육이 실시된다’는 점을 근거로 들기 때문에 등급제 절대평가를 도입한다면 현재 수능보다는 난이도가 쉬워져야 일관성 있는 주장이 된다”며 “수능 난이도가 쉬워질 것을 가정하면 8~10%보다 더 퍼센트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들은 전면 절대평가 도입은 정시 폐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A대학 입학팀장은 “2008학년 참여정부가 등급제 수능을 실시했지만, 한 해만에 폐기됐다. 동점자가 너무 많이 발생해 변별을 할 수가 없었던 때문이다. 대학들이 논술을 실시해 가까스로 신입생들을 선발할 수 있었지만, 이는 수능중심의 정시라는 전형 취지와 크게 어긋난 모습에 불과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2안이 절대평가 기반 등급제라는 데 있다. 2008학년 등급제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동점자가 늘어난다고 봐야 한다. 이는 곧 정시 선발을 하지 말란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내신 절대평가..특목/자사 쏠림 현상 어떻게?> 
안 소장은 내신 절대평가 도입도 주장했다. 하지만 당장 내신 절대평가를 도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이범 교육평론가 역시 "내신 절대평가화를 위해서는 특수목적고, 자율형사립고가 폐지해야 하는데 이들 학교들의 재지정평가 시기가 2019년, 2020년"이라며 "결국 최종적으로는 2022년의 고 1에게 고교학점제와 절대평가가 가능하므로 사교육걱정의 정책 도입 시기는 너무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내신 절대평가 도입이 어려운 가장 큰 문제는 특목고/자사고와 일반고의 차이다. 현재 특목/자사고의 약점은 일반고 대비 내신이 불리하다는 점이다. 내신 절대평가가 전면 도입될 경우 특목/자사고에 쏠리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이 대두된다.   

안 소장 역시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다. 안 소장은 “고교체제 서열화의 상층에 있는 특목고/자사고의 거의 유일한 약점은 고교내신의 불리함”이라며 “고교내신 절대평가 도입으로 내신 부담이 사라짐으로써 고교서열화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봤다. 특목/자사고 대다수 학생이 높은 내신 성적을 받으면서 고교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내신 부풀리기 현상에 대한 방지 대책도 필요하다고 봤다. 안 소장은 “김영삼/김대중 정부 시절 내신 절대평가, 즉 수우미양가 방식인 5단계 평어제가 내신 부풀리기를 조장해 결과적으로 내신 변별력 하락, 내신의 대입반영 축소, 공교육 위기를 가져왔다”며 “이런 부작용으로 2005년 고교 신입생부터 고교내신 절대평가를 폐지했는데, 이에 대한 해결책 없이 전면 도입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도 있다”고 설명했다.  

내신 절대평가를 두고서는 교육계 찬반이 갈리는 양상이다. 5월 열린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고교 내신 절대평가 가능한가’ 포럼에서는 진동섭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이사가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 도입을 주장하기도 했다. 내신 상대평가제는 진로나 적성에 관계없는 과목 선택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절대평가를 도입하면 1~2점으로 등급이 갈리는 일은 없어 상대평가제의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다고 봤다.  

상대평가를 기본으로 하는 현행 석차9등급제의 근본적인 한계도 지적했다. “석차9등급제는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일정한 학업성취 수준의 달성 여부를 평가하기보단 등수에 의해 일률적으로 학생을 상대평가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100명 중 15명의 성적이 유사해도 상대평가 하에선 상위 4명만 좋은 성적을 받게 된다”고 짚었다. 과도한 스트레스를 유발해 배타적 경쟁심을 조장하며 미래 사회에 필요한 협동학습을 저해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당 포럼에서 역시 내신 절대평가가 일반고 학생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한솔고 문민식 교사는 “특목고 학생들은 이미 자기주도 학습능력이 형성돼 있고 학업수행능력이 뛰어나다. 특목고 학생들은 수행평가, 발표, 토론, 과제연구 등을 수행할 학업능력과 시간적 여건이 충분하다”며 “성취평가제로 시험이 쉬워지면 특목/자사고 학생들은 시험 준비에 쏟아 부은 시간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는 점을 지적했다. 반면 “학교폭력 등의 생활지도가 더욱 중요한 일반고는 다른 비교과영역, 전문성 심화, 진로진학 관련성까지 준비할 시간이 특목고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일반고에선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에 못 이겨 쉬운 시험 출제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한 성적 부풀리기 현상이 발생할 것이 자명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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